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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0-2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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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십대 자녀가 밤늦도록 안 자는 이유
THE WALL STREET JOURNAL
18. October 2012,
By SUE SHELLENBARGER
잠이 덜 깨 정신이 하나도 없는 십대 자녀가 어기적어기적 아침식사를 하러 걸어나온다. 오후에는 숙제를 하다가 꾸벅꾸벅 존다. 그런데 부모는 졸음이 막 몰려오기 시작할 밤 10시가 되면 아이 얼굴에는 갑자기 생기가 돌면서 정신이 맑아지고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십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낯익은 광경일 것이다.
이런 부모들에게 희소식 한 가지. 과학자들이 각성과 수면의 사이클을 결정하는 생체 시계가 왜 사춘기 때는 정상 궤도를 벗어나는지, 그 미스터리를 풀기 시작한 것. 수면 부족과 십대들의 전형적인 행동(자제력이 약해지고, 쓸데없는 일에 목숨을 걸고, 학교 성적이 떨어지고, 급격히 우울해지는 것 등) 사이의 연관관계도 규명 중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2010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인지 발달에서 중요한 시기인 사춘기에 수면이 부족하면 뉴런 성장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마이클 터먼 콜롬비아 대학병원 임상심리•정신의학 교수는 사춘기에 과격한 행동이 나타나는 것과 수면 부족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터먼은 생체시계를 다시 맞추는 내용에 관한 책 ‘시간요법(Chronotherapy)’을 공동 집필했다. 이 책은 곧 출간될 예정이다. 터먼은 “십대들이 과격해지는 까닭은 생리적인 부분과 행동 양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etty Images이렇게 과학적인 사실이 규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좀비처럼 밤에는 깨어있고 낮에는 멍한 십대들을 해결할 뚜렷한 방법은 여전히 없다. 십대 생체시계와 어긋나거나 말거나 부모가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엄격하게 정해줘야 할까? 아니면 생체시계와 비슷하게 실천 가능한 취침시간을 정해줘야 할까? 학교 수업은 동트기 전부터 시작하는데 친구들과 인터넷에서 어울리려면 꼭두새벽까지 깨어있어야 하는 아이들의 건강과 학교 성적과 가정의 평화는 모두 위협 받고있다.
제레미 컨(16, 샌디에고)은 새벽 6시 반에 일어나고 밤 10시에 잔다. 하지만 숙제도 많고 학교 고적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등 과외활동도 많아서 10시를 훌쩍 넘겨 잠자리에 들 때가 종종 있다.
제레미는 “10시간은 푹 자야 피곤하지 않은데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 매일 피곤하다”고 말했다. 제레미는 ‘순전히 정신력으로’ 오후 수업에 겨우 깨어 있는다. 과학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하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진다고 한다.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제레미는 “잠이 부족하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감정이 자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11년 보고서를 보면 수면시간이 청소년 권장시간인 9~10시간정도 수면을 취하는 십대는 고작 7.6%에 불과했다. 8시간 자는 십대는 23.5%,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6시간 이하) 십대는 무려 38.7%였다.
수면 연구의 대가인 메리 카스카든 브라운의대 인간행동 정신의학 교수는 십대의 생체 시계가 성인과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고 설명한다. 첫째, 사춘기가 시작되면 수면 유도 호르몬 멜라토닌의 체내 분비가 1시간 반 늦어진다.
둘째, 밤이 깊어감에 따라 자야겠다는 욕구가 쌓이는 ‘수면 압박’이 사춘기에는 둔화된다. 쉽게 말해서 십대는 초저녁부터 졸리지 않다. 밤늦게야 졸음이 오는 현상은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다. 사춘기 내내 점점 심해져서 여자는 19.5세, 남자는 20.9세에 정점에 달한다.
셋째, 십대는 각성을 촉발하는 아침 햇살에 대한 민감도가 다소 떨어진다. 반면 야간 조명에는 민감하게 반응해 밤늦도록 활동을 하는 것이다.
카스카든 박사는 십대가 스스로 스케줄을 조절하게 놔두면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경고한다. 컴퓨터나 모바일기기에 푹 빠진 십대들의 취침 시간은 더 늦춰지는 경향이 있다. 컴퓨터로부터 자극적인 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2시간 반에서 3시간까지 늦게 자게 된다.
부모들은 수업을 일찍 시작하는 학교가 원망스럽다. 브루킹스 연구소가 2011년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공립학교 절반 가량의 등교 시각이 오전 8시 전이다.
마야 짐머맨(16세, 버지니아 주 폴스 처치)의 1교시는 오전 7시 20분에 시작한다. 고등학교 2학년인 마야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정말 죽기보다도 싫다”며 “한밤중 같이 느껴져서 씨리얼을 먹고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마야는 수업 시간에는 피곤함을 견디고 학교에서 돌아와서 숙제를 하다가 깜빡 졸 때가 많다.
미국 21개 주 학교 35개 이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등교 시각을 늦춰 학생들이 더 푹 잘 수 있게 배려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카운티에서는 7년 동안 등교 시각을 일곱 차례나 바꿨다. 교육경제학리뷰가 올 초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렇게 등교시각을 1시간을 늦출 때마다 중학생 수학 성적과 읽기 성적이 3% 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많은 학교에서 등교시각을 늦추라는 학부형의 요구를 거절했다. 등교시각이 빨라야 스쿨버스 비용이 절약되고 오후에 스포츠나 다른 과외활동을 할 시간이 확보된다는 이유에서다.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력, 주의력,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수면을 조절하는 전두엽피질 기능이 손상되면 아이들에게 주의력결핍과다활동장애(ADHD)가 나타날 수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11년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잠이 부족한 십대들은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더 잘 느끼고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카스카든 연구진이 올 초 발표한 논문은 대학 신입생의 수면이 부족하면 우울증과 관련된 유전적 요인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십대 대부분은 부모가 정해진 취침 시각을 마땅찮아한다. 또래집단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압력 때문이다.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2010년 발표된 논문을 보면 수면 시간이 하루 7시간 이하인 친구를 둔 십대는 마찬가지로 수면시간이 하루 7시간 이하일 가능성이 11%나 높다.
클로드 앨버타리오(뉴욕 오션사이드)는 열다섯 살 된 딸 리아나가 너무 늦게까지 안 자고 깨어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클로드는 아무리 들어가서 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아서 딸아이가 밤새 TV를 보게 그냥 내버려뒀다. 리아나는 한밤중이 다 되도록 도무지 졸립지가 않다. 리아나는 새벽 1시나 1시 반이 돼야 잠자리에 들어 5시간 남짓 자고 학교에 간다. 리아나는 밤시간대 소음을 덮어주기 때문에 오히려 TV가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리아나를 설득할 수 있는 비장의 연구 결과가 있다. 십대 수면 부족과 비만 등 건강 문제의 연관관계를 연구한 논문을 보면 잠을 많이 자면 피부가 투명해지고 체중 증가가 억제된다. 이 얘기를 들은 리아나는 앞으로 1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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