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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없으면 안 돼서 (강원도 외 다른 지역으로) 이동은 못 할 것 같아요.”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개원의가 최근 공중파 방송의 커플 매칭 예능프로그램 ‘나는 솔로’에 25기 ‘광수(본명 최현욱·사진)’로 출연해 이같이 발언, 농어촌 지역의 의료현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의사 한 명에 지역 의료계의 운명이 달린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이 의사는 인제군 기린면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일반의로 확인됐다. 그는 방송에서 하루 평균 100명 이상, 지난해 연간 2만6000명의 환자를 봤다고 설명했다. 1차 의 대여금 료기관 의사로서 지역 주민들과 만나고 있는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인제에서 운영되고 있는 병·의원은 총 6곳이다. 인제읍에 병원과 의원 각 1곳, 북면과 기린면에 의원 각 2곳이 있다. 이 개원의의 말처럼, 지역 의료기관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심평원 폐업 요양기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인제에서는 200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치과·한의원 남자직장인 등을 포함해 병·의원 총 58곳이 폐업했다. 통계청 주민등록 인구에 따르면, 인제군의 인구는 2000년 3만3618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3만1535명으로 2100여명 줄었다. 병·의원이 없는 인제 남면, 상남면, 서화면에는 보건지소에 배치된 공중보건의가 의료 공백을 메꾸고 있다. 이 가운데 북면 보건지소와 서화보건지소, 기린보건지소와 상남보건지소는 각 새마을금고 중앙회 합격스펙 1명의 공보의가 두 곳을 순회진료 하며 근무하고 있다. 인제군 공보의는 5명 중 내달 4명이 전역 예정이라 공백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관심도 뜨겁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SNS에 “25기 광수님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지역의료원이 5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제시해도 전문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헌신적인 의료인의 희생에 기대 세계 자동차 회사 겨우 유지하고 있는 게 오늘날 우리의 지역의료”라고 했다. 의사 숫자를 볼 게 아니라 1차 의료의 역할과 기능에서부터 지역의료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1차 의료기관은 진료 행위에 가격을 매겨 진료비를 지급하는 행위별 수가제로 운영된다. 진료량에 따라 의원 수익이 결정돼 치료 결과보다는 검사, 처치 행위만 늘릴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농협예금특판 박건희 평창군 보건의료원장은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되는 상황에서 적합한 의료제도가 무엇인가에 따라 의사 수 추계는 달라질 수 있다”며 “행위별 수가제는 필요한 의사 수가 늘고, 의료비는 폭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설화 lof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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