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23 18:50
가장 행복한 사람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424  
세상을 살면서 어떤 사람이 가장 행복할까. 바라는 것을 성취하거나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대부분 매우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의 지속시간은 얼마나 될까. 뭔가를 성취하고나면 그 다음 목표가 세워진다. 원하던 것을 갖고 나면 또다른 것이 갖고 싶어지고 갈망은 시작된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순간순간 삶을 행복하고 감사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부부를 상담하면서, 삶을 가장 견딜 수 없게 하는 것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배우자와 관계가 좋지 않을 때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모든 부부들이 달콤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아 콩깍지가 벗겨지듯 배우자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대화의 장벽은 높아만 가고, 말만 하면 싸우게 되다가 아예 대화 자체를 포기하고 담을 쌓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 악화되면 같은 공간에 있는 부부라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기만 할 뿐이다. 이런 부부에게는 나의 성취나 즐거움이 배우자와 공유되지 못하고 공허함과 갈증은 더욱 커지게 된다. 충족감을 느끼기 위해 쓸데없는 것을 구입하거나 다른 일에 빠져들어야 한다. 마음을 나눌 다른 누군가를 찾아 기웃거리게 된다.

다른 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부부관계가 좋아서 배우자에게 진정으로 배려받고, 생각과 감정을 대화로 소통하면서 사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부부관계의 충족감에서 오는 마음의 여유와 즐거움으로 작은 일에서도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하루를 지내면서 배우자와 나누고 싶은 순간순간의 경험과 느낌들에 대해 대화하면서 진심어린 경청과 관심을 받고나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 충족감이 들게 된다.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니 긍정적 관점이 생겨나고 주의집중도 향상되어 하는 일도 잘 풀려나갈 것이다.

모든 상처에는 특히 마음의 병에는 관심과 사랑이 최고의 명약이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배우자가 이런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준다면, 그런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매일 우리는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듯이 함께 사는 사람에게서 위로받고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평생을 함께 할 만남으로 선택한 부부관계에서 관계유지의 어려움을 가장 실감하게 된다. 소중함을 알면서도 가장 소홀히 하기 쉽고, 마음대로 잘 안되는 것이기도 하다. 곳곳에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만의 관계가 아닌 양쪽 집안 사람들이 관련되어있기도 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가 중심을 잡고 바로 서면, 주변의 부모형제관계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고 본다.

사는 일에 급급하다가 배우자를 돌아보면 이미 너무 멀리 가있는 경우가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아 관심과 배려를 미루어온 댓가는 크기만 하다. 어떤 희생이라도 치르고 싶은 욕구가 불쑥 올라오지만 다가가기엔 장벽이 높다. 말을 꺼내자마자 좌절감을 경험할 확률이 너무 크다.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애쓰며 발버둥쳤던가를 돌아보면 결국 이 만남으로 이룬 가정을 안전하고 풍성하게 유지하고 싶은 욕구였다.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있기에 모든 것을 향해서 무한정 쏟아내기는 어렵다. 타겟이 분명해도 자주 소진되고 고갈된다. 관계가 소원해지기까지의 무수한 상처들이 순간순간 건들여져서 관계회복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도 다시 만들어가야한다. 부드럽게 말하고, 배우자를 즐겁게 하는 작은 행동 하나라도 실천해 옮겨야한다. 그래야만 기적은 일어나고 얼어붙은 땅에서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이때 내가 뭔가를 주면 상대가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주리라는 기대감을 떨쳐내는 것이 필요하다. 받으려는 기대 없이 줄 수 있는 정도, 즉 큰 에너지가 요구되지 않는 정도로 시작해보는 것이다. 부드러운 표정을 짓거나 목소리 톤을 낮추어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다.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는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 에너지 소모가 덜하다.

소리를 지르게 되는 배후에는 상대방이 내 말을 듣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고, 어쩌면 내 말을 아예 무시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런 선행되는 생각으로 인해서 내 마음의 기대감이 좌절되어 화난 감정이 억압되어있다가, 입을 열면 큰소리나 퉁명스런 말투가 튀어나온다.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표정이나 어투로 무슨 대꾸를 하든 바로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즉흥적 반응이 아니라 내가 의도한 선택적 대응을 하는 것이다.

원래 하려고했던 말을 부드럽게 건네보자. 단 한 번만이라도 진지하게 해보면 효과가 나타난다. 나의 부드러운 표정과 말투에 배우자가 영향을 받아서 놀란듯이 누그러지고 조심스런 반응이 돌아오게 된다. 일주일만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한결 온화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

행복은 잡으려고 하면 잡히지 않지만 가만히 느껴보면 느낄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부드러운 눈빛과 따뜻한 손길로 배려해주는 남편(아내)의 모습에서, 행복은 잔잔하지만 뿌듯하게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차오른다. 오늘부터 가장 소중한 것에 매우 적은 투자 즉 작은 에너지를 기울여보자. 배우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 결과는 큰 행복감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본다.

여아림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최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