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7-12 12:58
연애의 기술 - 밀고 당기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487  
Ⅰ.

연인 사이의 밀고당기기는 인간 심리의 한 면을 보여준다. 사람의 마음은 익숙한 것에는 처음의 설레임과 감동,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만남이 계속되면서 상대방이 잘해줘도 별다른 감흥이 없어지고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다가 권태로움에 빠지기도 한다. 마치 중독자가 원하는 쾌감 효과를 얻기 위해서 점점 물질의 양을 증가시켜가야 하는 것과 같다. 같은 양을 유지하면 쾌감 효과가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반복되는 관계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대응태도에 변화를 주어 긴장감을 주면서, 관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밀고당기기다.

남녀를 떠나서 누군가에게 사랑받고있다는 느낌은 행복감을 안겨준다. 결혼한 커플에게 배우자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냐고 질문하면, "나한테 잘해줘서요" 혹은 "착해서요" 라는 대답이 의외로 많다. 어떤 사람을 착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지 살펴보면 결국 자신을 배려하고 잘해주는 사람을 착하다고 말한다.

좋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끌림이 일어나고 확신이 들면, 계산하지 말고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성공확률을 높인다. 최선을 다했다면 헤어지더라도 오히려 미련이 남지 않는다. 특히 연애 초기 만남이 형성되는 단계에서는 어느 쪽이든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의 관계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밀당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의미가 있다. 관심권 밖이면 아무리 밀당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 


Ⅱ.

때로는 내가 주고싶고 바라는 것을 다 표현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부담 혹은 집착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혹은 상대방에게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계속 당겨보았으나 상대방은 감사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무심할 때 약간의 자극이 필요하기도 하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처럼 사랑은 혼자만의 연주가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으로 화음을 이루는 이중주다. 솔직함과 진정성은 유지하더라도 상대의 심리적 준비 정도를 봐가면서 지나치지 않도록 인내와 자제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이를 때 밀고 당기기를 통해서 자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의도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무조건 잘해주는 것은 사랑의 감정을 당연스럽고 식상하게 만들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욕심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그동안 반복해왔던 잘해줌을 잠시 멈추어 관계의 리듬에 탄력을 주는 것이다. 과속하며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살며시 밟아보는 것과 같다. 예측할 수 없는 태도에 의해 긴장감이 건드려지고, 새로운 면모에 주목하게 된다. 그러나 그 의도가 너무 드러나거나 장기간 계속되지 않아야한다. 밀당은 진심이 전달되는 보조역할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사랑의 관계에서 독이 되고 만다.

심하게 밀당을 하다보면 상처를 입을 수 있고, 관계 자체를 포기해버릴 수도 있다. 사람마다 관계 특성에 따라 밀당의 방법과 정도에 차이가 있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게 가슴의 인도를 따라서 해야한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나의 감정에도 귀를 기울이는 연습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언제든지 전화만 하면 뛰어나가고, 하루에도 수십번 문자를 보내고,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고싶다. 그러나 상대방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서운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 습관적 반응을 멈추고 내 감정에 따른 자연스런 대응을 해보는 것이다.

열 번 문자했는데 한번 답장이 온다면 문자 보내는 횟수를 줄여보는 것이다. 전화만 하면 뛰어나가다가, 어느날 전화를 즉각 받거나 나가기가 힘든 상황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주로 말을 많이 하는 쪽이었다면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고 상대방과 대화 속도를 맞추어보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해왔던 태도에 변화를 주어서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한다면 상대방이 긴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밀당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연애 고수가 아니어서 어떻게 밀당을 해야하는지 모른다면 어설픈 밀당보다는 나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이 좋다. 화나거나 서운한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관계에서 이해와 배려를 높이는데 꼭 필요하다. 상대의 기분뿐만 아니라 나의 기분도 배려해가면서 자연스럽게 반응한다고 생각하면 밀당의 기술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

적극적으로 당기는 사랑의 표현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밀어내기의 황금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진심이 진심으로 통한다면 복잡하게 밀당을 할 필요는 없다. 계속 잘해주고 챙겨줘도 즐겁고 기쁘기만 하다면 브레이크를 잡을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은 순간이 온다면, 관계에 긴장감을 주어서 신선도를 높이고 싶다면, 진심을 전달하면서도 주목하게 하는 적절한 황금비율은 어느정도일까. 부부관계 연구의 권위자인 존 가트맨은 현실적으로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일지라도 갈등은 있고, 부정적 감정도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건강한 부부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비율이 5:1 정도라고 보았다. 밀당에서도 적극적으로 당기는 사랑의 표현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밀어내기의 황금비율을 5:1 정도라고 하고싶다. 잘해주다가도 서운하거나 화가 날 때 한번 정도 밀어내면서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아보는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살뜰하게 챙겨주는 사람의 소중함과 매력, 그로인한 행복감은 잊을 수가 없다. 한순간 익숙함에 소홀하게 반응할지라도 다시 그리워하고 돌아오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본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면서, 사랑의 관계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밀당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Ⅲ.

부부 사이는 긴장감보다는 편안함이 더 우선적이다. 연애시절 밀고당기며 사귀다가 결혼까지 갈 때는 그 관계를 평생 안정적으로 지속시켜가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그래서 부부는 법적, 사회적 인정을 받으면서 견고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과 함께 일상 생활의 많은 의무와 역할과 과제들이 밀려온다. 자녀가 태어나 부모가 된다는 것은 기쁨이면서도 부부관계가 새롭게 직면한 큰 어려움이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느라 바쁘게 되면, 감정의 밀당보다는 서로의 감정에 대한 반응자체가 소홀해지기 쉽다.
 
부부가 감정적 유대가 끊어지면 고립감과 외로움에 직면하게 된다. 소통의 부재와 답답함을 느끼고 공격적인 시선으로 배우자를 바라보게 된다. 특히 집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관계 지향적인 아내들이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편들은 회사일에 올인하면서 집안일이나 자녀양육에서는 한발 비껴나서 집에 오면 무조건 쉬고 싶어한다. 아내는 남편의 감정반응과 협력을 필요로 하는데 남편은 큰 문제가 없는 한 반응이 약하다. 아내는 반응없는 남편을 자극하고 매달리게 되고, 남편은 피하거나 물러나게 된다. 그래서 부정적인 관계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장면은 부부상담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반응이 없는 사람이며, 말을 하다보면 “힘들어 그만해”라고 하기에 같이 대화가 안된다고 하소연한다. 아내는 남편의 반응을 얻기 위해 계속적으로 말을 붙여보고 좌절하면서 짜증과 화의 표출이 격해진다. 남편은 아내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회피하게 된다. 아내가 몰아부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도 나지않고 가슴이 뛰고 자기 변호나 보호에 신경쓰게 된다. 아내가 시비를 안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면서, 모든 말이 잔소리로 들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를 통한 소통과 타협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부부는 서로의 말이 잘 경청되고 배우자가 위협적이게 느껴지지 않는 안전감부터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My wedding 2014년 8월호 게재)

---여아림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최혜숙---